삼성 저가폰 시장까지 넘보는 '메이드 인 베트남' 스마트폰

관리자 20-11-17 206 hits

 

삼성 저가폰 시장까지 넘보는 '메이드 인 베트남' 스마트폰


[신짜오 베트남-115] 이제 베트남 저가폰 시장에서 빈그룹의 입지는 완전히 자리 잡은 느낌입니다. 얼마 전 나온 싱가포르 시장분석 기관 캐널리스(Canalys)의 분석은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우선 가장 먼저 주목을 끄는 점은 빈그룹 스마트폰 자회사 빈스마트의 도약입니다. 이 회사는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9%로 4위를 차지했습니다. 빈스마트는 2018년 말 첫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지난달에는 미국의 퀄컴과 협력해 공동으로 5G 스마트폰을 생산하기도 했죠. 빈스마트는 500만동(약 25만원) 이하의 가격으로 제품을 뽑아내는 데 특화되어 있습니다. 이 세그먼트에서 12개 제품을 제공하며 주머니가 가벼운 베트남 젊은 층을 유혹하고 있지요.

베트남 곳곳에 있는 전자기기 매장과 통신사 매장에 가면 빠지지 않고 빈스마트 제품을 진열해 놓습니다. 대형 쇼핑몰에 가도 어렵지 않게 빈스마트 스마트폰을 만날 수 있습니다. 범용 스마트폰에서 '혁신'이 사라진지는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이제 스마트폰 시장에서 디스플레이 크기를 얼마나 할 것이냐, 카메라를 몇 개 집어넣을 것이냐, 화소를 얼마로 할 것이냐가 핵심 요소가 되지는 않습니다. 워낙 기술이 고도로 발전한 시대에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를 반으로 접어 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정도는 되어야 '혁신' 소리를 들을 수 있지요.

가까이에서 살펴보는 빈스마트 스마트폰의 외관은 기존 쟁쟁한 브랜드와 전혀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조도를 높여놓은 채 전시된 제품들은 화질도 깨끗하고 좋아 보이며, 디자인 역시 흠잡을 곳이 없었습니다. 범용 제품을 놓고 스펙을 비교하는 게 이제는 의미가 없는 세상이 된 것이죠.

처음 빈스마트 스마트폰이 나왔던 당시 제가 알던 다수의 베트남 사람들은 "삼성이나 애플, 오포 등 스마트폰이 있는데 누가 빈스마트 제품을 사겠느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첫 제품이 나온 지 2년여 만에 베트남에서 팔리는 스마트폰 10대 중 하나는 빈스마트 제품인 시장을 맞이하게 된 셈입니다. 내친김에 빈그룹은 빈스마트 스마트폰을 스마트폰의 본고장 미국에 내다 팔겠다는 계획인데, 이것만큼은 조금 더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라는 개인적인 생각이 듭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중국 샤오미의 무시무시한 성장입니다. 샤오미는 3분기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2%를 찍으며 3위에 올랐습니다. 중국 저가 브랜드 비보를 제친 성과입니다. 비보 역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5%나 늘어 시장점유율 9%를 찍었는데, 전년 대비 매출이 무려 114%나 뛰어오른 샤오미를 당할 수는 없었습니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외에 스마트폰 배터리, 공기청정기 등 소형 가전 모든 분야에서 어마어마한 성과를 내고 있죠. 이런 '가성비'가 베트남 시장에서도 본격 먹혀들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기 마련입니다. 일단 유탄을 맞은 1번 타자는 중국의 오포(OPPO)입니다. 이 브랜드는 베트남에서 상당히 인기를 끄는 브랜드 입니다. 베트남 대학생들의 손에 자주 들려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세그먼트에서 경쟁하는 빈스마트와 샤오미가 치고 올라오자 시장을 내어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3분기 시장점유율 15%를 찍어 2위를 기록하긴 했지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나 줄었습니다.

유탄을 맞은 또 하나의 회사는 삼성전자입니다. 시장점유율 33%로 여전히 1위를 기록하긴 했지만 점유율 50%를 넘기던 영광은 과거의 것이 된 느낌입니다.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서 생산하는 스마트폰의 약 절반을 베트남에서 만든다는 것을 볼 때 조금 아쉬운 대목이네요. 빈스마트, 샤오미 등 저가폰이 분전을 펼치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가량 감소했습니다.

베트남 매체 등에 따르면 베트남 인구의 약 80%인 7500만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또 스마트폰은 정부 차원의 디지털 혁신을 추구하는 베트남 입장에서 더 커버리지를 늘리려는 대상이기도 하죠. 최근 베트남 정부는 디지털 전화의 필수품인 스마트폰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60만~70만동(약 3만~3만5000원)짜리 저렴한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 산악 지역 사람들이 인터넷 접속을 끊김 없이 할 수 있게 3G·4G 및 5G 커버리지를 전국 구석구석으로 확대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지요.

이런 정부 차원의 계획을 차치하고라도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은 앞으로도 가파르게 성장할 공산이 큽니다. 30대 미만 젊은 인구 비중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역동성 때문이죠. 완만하게 상승하는 경제성장률 그래프와 함께 베트남은 당분간 각양각색의 스마트폰 브랜드가 '가성비'를 축으로 진검승부를 벌이는 글로벌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예정입니다. '메이드 인 베트남' 브랜드 빈스마트의 성장은 어디까지 이어질지, '제2의 내수시장' 베트남을 지켜야 하는 삼성의 수성전(守城戰)은 어떻게 펼쳐질지 많은 기대가 됩니다.

[하노이 드리머(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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